1. 연구의 배경
▣ 국내은행 점포는 오프라인 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감소로 빠르게 감소
· 급속한 금융의 디지털화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국내은행들의 오프라인 점포 축소 유인이 계속 높아짐.
· 은행 점포수는 팬데믹 기간 3년 동안 연평균 3백여개씩 감소 (금융위원회, 2023.4.)
▣ 은행 점포의 빠른 감소는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님.
· A. Barca & H. Hou (2024)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에서 은행 사막(banking deserts)화 현상이 심화된 뒤 최근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더 크게 심화
· OECD 회원국의 경우도 성인인구 당 지점 수가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으며,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빠르게 감소
▣ 은행 오프라인 점포의 감소는 고령층과 같은 디지털 취약 계층 등의 금융소외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존재
· 고령층은 주요 디지털정보화 취약계층 중에서도 상대적인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
▣ 게다가 은행 지점은 여전히 은행의 고유기능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
· 지점은 신뢰 형성, 편의성 제공, 브랜드 정체성 등에 중요 역할
· 은행의 성장전략, 안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
▣ 국내 금융당국은 2023년 4월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
· 은행은 점포폐쇄 결정전에 이용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하여 점포폐쇄 여부를 재검토하는 절차 마련
· 금융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원칙적으로 점포 유지, 부득이하 게 폐쇄 결정시 적절한 대체수단 마련 의무
▣ 현재 소비자에 대한 영향이나 최종적인 점포폐쇄 결정, 대체수단 마련 등이 은행의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 크게 편향될 가능성 존재
· “금융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에 대한 판단, 대체수단의 적절성, “부득이하 게 점포폐쇄 결정”이 가능한 최소한의 기준 등에 있어 모두 모호한 측면 존재
▣ 특히 은행 점포의 지리적 접근성이 악화되는 것은 고령층의 금융소외를 빠르게 확대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
· 실효성 있는 영향평가를 위해서는 지역 내 타 은행 점포들의 분포 및 해당 은행 폐쇄 시 디지털 취약 계층의 지리적 접근성이 얼마나 하락되는 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이 반드시 필요함.
▣ 따라서 본 연구는 지역 내 오프라인 점포를 이용하려고 하는 소비자의 지리적 접근성을 파악
· 현재 국내은행 점포 위치 정보와 입지연구 개념을 이용하여 지역 소비자의 점포까지의 최소 이동거리에 대한 분석을 수행
· 디지털금융에 취약한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은행 서비스에 대한 지리적 접근성 문제가 존재하고 있는지 살펴봄.
▣ 그 결과 기존 은행 점포폐쇄 관련 정책에 대한 보완방향을 제시
2. 기존 연구 및 차이점
2-1. 관련 선행연구
▣ 경영 전략적 의사결정 차원에서 분석한 연구들은 지점들의 위치가 경쟁이나 인구지 리적 요소들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임을 보여줌.
· Başar et al.(2015), Chen & Strathearn (2020) 등
▣ 상당 수 연구들은 은행 입장에서 여전히 오프라인 점포의 유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짐을 주장
· Horton(2019), Wathen(2018), Benmelech et al. (2023) 등
▣ 이러한 연구들은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 은행들의 입지 선택을 주로 다루는데, 수요 측면에서 현재 은행 점포 분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주는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
▣ 지역 내 지점폐쇄로 인한 은행과의 물리적 거리 변화와 점포 감소의 영향에 대해, 정보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은행까지의 거리 및 은행 지점의 존재는 계속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 지속
· Brevoort et al.(2010), Anenberg et al. (2018), Nguyen(2019) 등
· 여전히 지점의 존재와 근접성 유지가 금융서비스 접근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
▣ 특히 은행 지점의 감소는 고령층과 같이 물리적 지점 의존도가 높은 계층의 금융접근 성을 더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남.
· Chen & Strathearn(2020), Barca & Hou(2024) 등
2-2. 연구의 차별성
▣ 본 연구는 입지 연구(location research) 발전 과정에서 크게 활용된 기하학적 기초 개념을 활용하여 소비자들의 이동거리 파악
· 은행의 전체 점포 분포 데이터를 활용하여 각 점포를 이용할 소비자들의 영역을 분할하고, 분할된 영역 내에서 가장 멀리 이동해야 하는 가상의 소비자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측정
▣ 은행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아닌 수요자의 니즈 측면에서 국내은행 점포 분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도출
· 지역들의 고령화 수준과 함께 은행 점포 분포 현황을 분석함으로써 이로 인한 금융소외 심화 가능성을 살펴봄.
· 물리적 이동거리 분석을 통해 고령화가 진행된 비수도권·비도시 지역의 금융소외 심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최초 시도
▣ 이에 따라 은행의 경영 전략적 선택이 아닌, 지역 내 금융소비자의 접근성 유지라는 측면에서 정책적 보완 사항을 도출
3. 국내은행 점포 분포에 대한 분석
3-1. 국내은행 점포 현황
▣ 국내은행 점포는 2023년 3월 기준으로 지점과 출장소 합계 5,700여개 정도가 존재
·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지점 수는 꾸준히 감소
· 출장소 수는 증감을 반복하다 최근에 다시 증가 추세
3-2. 국내은행 점포 분포 문제 분석
가. 은행 점포 분포 정보
▣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취합하는 은행별 점포 위치 정보 데이터 활용
· 도로명주소를 위경도 좌표로 변환하여 사용
▣ 수도권에 은행 점포들이 크게 집중되어 있으며,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과의 점포 분포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음.
· 유사한 면적의 지역들이라도 각 지역에서 은행 이용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 또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
나. 들로네 삼각분할을 이용한 이동거리 측정
▣ 우선 보로노이 다이어그램(Voronoi diagram)을 활용하여 소비자들 각각의 점포 이용 영역을 분할
▣ 점포 이용을 위해 가장 멀리 이동해야 하는 소비자의 이동거리를 보로노이 다이어그램과 쌍대(duality) 관계를 이루는 들로네 삼각분할(Delaunay triangulation) 개념을 활용하여 파악
· 들로네 삼각분할을 통해 얻은 삼각형들의 외접원 반지름으로 소비자 이동거리의 지역별 차이를 파악
▣ 들로네 삼각분할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은행 점포 이용을 위해 최소한 이동해야 하는 거리의 지역별 격차가 존재
· 이동거리 상위 10% 지역의 경우 평균 4.8킬로미터 정도의 이동이 필요하며, 하위 10% 지역의 경우 평균 134미터만 이동
· 이동거리가 상위 10% 수준에 해당하는 지역 중 경상북도, 전라남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강원도 지역이 1/3 정도를 차지
·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에 속하는 지역은 상위 10% 그룹에 전혀 없거나 아주 낮은 비중으로 나타남.
▣ 점포가 가장 먼 소비자의 최소 이동거리 상위 지역은 대체로 20킬로가 넘고 지방의 중소도시나 군 단위 지역에 존재
· 대부분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최소 이동거리 상위 10개 지역이 속하는 행정구역은 대부분 고령, 초고령 지역에 해당함.
▣ 점포가 가장 먼 소비자의 최소 이동거리가 가장 짧은 지역들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경기도 등에 다수 분포
· 해당 행정구역들은 고령화 수준도 낮은 지역에 해당
▣ 따라서 지역의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은행 점포 접근성은 낮아져 고령층의 금융소외는 계속 심화될 가능성을 보여줌.
·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 그러나 물리적 점포 의존도가 높은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최소 이동거리가 상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음.
4. 해외의 은행 점포 폐쇄 관련 정책
4-1. 미국
▣ 미국은 우선 연방예금보험법(Federal Insurnace Act)에 부보기관 지점 폐쇄 절차 규정
· 연방 규제당국과 지점 고객에 통지, 지점에 공지 게시
· 점포 폐쇄 결정의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적인 또는 기타 정보 제출 의무 부여
· 저소득 지역 지점 폐쇄 공지에 대해 추가적 요건 존재
▣ 지역사회재투자법(Community Investment Act, 이하 CRA)에 따라 은행이 위치하고 있는 커뮤니티의 신용 및 은행업무 니즈를 충족했는지에 대한 은행의 내력(record)을 평가하도록 요구함.
· Ding & Reid(2019)은 CRA 서비스 평가 등급 상승을 위해 은행들의 저소득 지역 지점 유지가 독려된 효과가 있다고 주장
· 미 재무부는 CRA 평가 등급이 낮은 경우 은행의 확장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명시
· 미 FDIC도 CRA 평가 결과가 지역 내 은행 평판, 인수·합병 등 확장 승인, CRA 검사 주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
4-2. 영국
▣ FCA의 지침서(Guidance)에 폐쇄 절차를 명시
· 최소 12주 전에 고객 및 기타 관련 이해관계자와 명확하게 소통
· FCA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의도를 알리고, 과정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소통, FCA가 모니터링함.
· 은행은 고객의 니즈와 이용, 예상되는 영향, 잠재적인 대안 및 이해관계자 참여 계획을 포함한 분석 결과를 FCA에 명확하게 요약하여 제공하며, FCA가 만족하지 않는 경우 추가 분석 요청
▣ 최근 FCA 현금 접근성 규정(“access to cash rule”) 추가
· 커뮤니티에 대해 여전히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대체 현금서비스 출처에 대한 접근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지점 폐쇄 보류 가능
4-3. 캐나다
▣ 캐나다 은행법에서 폐쇄와 관련된 통지 의무를 명시
· 기한 내에 소비자 및 캐나다 금융소비자청 (FCAC; Financial Consumer Agency of Canada)에 서면 통지 의무 규정
▣ 도시 지역과 비도시 지역에 대한 요건이 차별화되어 있음.
· 비도시(rural) 지역에서 지점을 폐쇄할 시, 반경 10km 내에 다른 소매 예금 취급 지점이 없는 경우 6개월 이전에 통지
· 해당 지역 정부에도 통지, 지역 신문에도 통지 내용 게재
▣ 캐나다 금융소비자청장이 제시된 폐쇄 또는 특정 영업행위 중단에 관련된 회의를 개최하도록 은행에 요구 가능
4-4. 호주
▣ 은행업권 자체 규범으로 지점 폐쇄 절차를 규정중임.
· 동 규범은 원거리, 비도시 및 지역 사회의 개인 및 소상공인 고객에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
· 노인, 장애인, 원주민 (원거리 지역 포함), 영어 사용이 제한적인 고객에 대한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약속을 명시
▣ 동일한 은행의 가장 가까운 지점이 도로로 10km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 거리에 따라 차별화된 폐쇄절차를 규정
· 10km 이상 20km 미만 떨어져 있는 경우- 고객에 정보, 교육과 지원 제공,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 및 노인, 장애인, 원주민, 영어 사용이 제한적인 고객을 지원할 의무
· 2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 추가 의무 부여- 근처의 대면 은행서비스 대안 제공 시 이해관계자에게 12주 전 서면 통지, 미제공 시 24주 전 서면 통지
5.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 본 연구에서 현재 국내은행들의 점포 폐쇄 결과로 인한 분포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지리적인 접근성 측면에서 분석하고, 향후 소비자들의 금융접근성 유지 측면에서 규제·감독당국이 모색해야 할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
▣ 국내은행들의 디지털화 대응과 비용 효율성 추구 동기로 인한 물리적 점포 감소는 고령인구가 이용 가능한 금융서비스의 질과 양을 모두 크게 낮출 가능성이 있음.
· 우리나라 대다수 지역이 초고령화 지역이며, 비수도권·비도시 지역 인구의 상당부 분을 차지하는 고령층은 디지털화에 취약
▣ 은행 점포 폐쇄 의사결정에 대해서 보다 신중한 정책적 접근 필요
· 물리적 점포 방문을 선호하고 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의 수요는 여전히 유의하게 존재할 가능성
▣ 분석 결과 지역의 고령화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국내은행 점포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은 대체로 낮게 나타나, 고령층을 중심으로 금융소외가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
5-1. 국내은행 점포 폐쇄 정책에 대한 시사점
가. 사전영향평가 방식의 보완
▣ 소비자 불편 관련 항목 비중 반영 방식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
· 현재는 소비자 불편 항목의 구체적 평가와 비중을 반영하는 방식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
▣ 은행의 사전영향평가와 그에 따른 대체수단 제시 실효성 제고를 위해 서비스 대체가능성에 대한 보다 면밀한 평가 기준 확립 필요
· 우체국, 지역조합 등도 대체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나, 은행이 제공 가능하고 고객이 대면 제공을 선호하는 금융서비스의 영역은 완전한 대체 불가능
· 소비자 불편 및 피해 보상 지원방안 마련, 제공 또한 대체 가능성에 대한 보다 면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가능함.
▣ 특히, 소비자들의 점포 이동거리, 즉 물리적 접근성에 대한 판단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
· 이에 따라 점포폐쇄 관련 절차 의무 등도 추가로 차별화 가능
나. 평가 결과의 적절성에 대한 확인과 조치 수단 강화
▣ 영향평가가 형식화되거나 왜곡될 시 발생할 금융서비스 접근성 하락 가능성 점검 및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수단 필요
·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 사전영향평가 미흡이나 관련 정보 부실을 근거로 보완 요구나 점포 폐쇄를 지연시킬 수 있는 근거 부재
▣ 정보 공개 의무 강화 필요
· 현재는 폐쇄사유 및 대체수단에 대한 불투명성이 높음.
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점포 폐쇄 정책방향 마련
▣ 지역경제와 지역 내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소외 심화 우려에 대해 정책당국의 판단 및 조치를 차별화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
· 개별은행 차원에서 소비자들의 선택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소비자나 정책당국 시각에서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 방지
· 은행들의 ‘출구로의 앞다툰 경쟁’(rush to exit) 방지
▣ 은행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규제·감독당국의 점포 분포 평가 기능을 균형있게 강화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서도 추가적 고민 필요
· 미국 CRA 등급 평가 사례 등을 참고 가능
· 소비자의 점포까지 이동거리가 긴 상위 그룹 지역들이 대부분 고령화된 지역에 쏠려 있는 것은 은행들의 점포 폐쇄 결정이 수익성 동기에만 의해서 자유롭게 이루어진 결과일 가능성
▣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를 통한 유인 부과도 가능
· 은행의 ‘S’ 분야 관련 공시 요건이나 평가 시 인구구조에 따른 금융접근성유지 노력 부분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방안
5-2. 연구의 한계와 확장 가능성
▣ 경영 건전성과 금융 포용성을 동시에 균형 있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 필요
· 은행들이 과도하게 점포 유지 시 비용부담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높은 비효율성을 누적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
▣ 서비스 대체 가능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필요
· 은행의 점포와 출장소는 제공 가능한 서비스의 범위 측면에서 서비스 접근성의 차이
· 우체국이나 지역조합의 존재가 오히려 더 쉬운 지점 폐쇄를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 존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