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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캐즘(Chasm), 커져가는 불안감 (한국기업평가)

by 대구전부장 2024. 10. 4.

깊어지는 캐즘, 커져가는 불안감

1. 전기차 및 이차전지 시장 동향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던 글로벌 전기차(BEV) 시장은 2023년 하반기부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24년 상반기에는 전기차 시장이 완전한 '캐즘(Chasm)' 상태에 진입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4년 상반기 동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199.7만 대에 그쳤고,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무려 42.6%나 하락하여 3.8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1-1. 전기차 시장의 캐즘 진입 요인

전기차 시장이 둔화된 원인으로는 내연기관차(ICE) 및 하이브리드차(HEV) 대비 여전히 높은 구매 가격, 충전 인프라의 부족, 배터리 성능 저하 및 잦은 화재사고로 인한 안전성 우려 등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구매 비용은 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ICEHEV보다 높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터리 성능 문제는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와 배터리 방전 문제 등으로 인해 소비자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잦은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1-2. 이차전지 업계의 어려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는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및 플래그십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삼원계(NCM 또는 NCA)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 감소와 더불어 완성차 업체들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률 증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배터리 셀 업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매출 감소, 재고 관리 부담,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증가 문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전기차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생산 능력을 확대해왔지만,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4년 들어서는 주요 이차전지 업체들이 매출이 역성장하고 적자가 확대되면서 재무 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입니다.

1-3. LFP 배터리와 글로벌 경쟁의 심화

특히, 중국의 CATLBYD 등 최상위권 이차전지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및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시장 전략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함에 따라 LFP 배터리의 사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LFP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탑재 비율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국내 배터리 셀 업체와 중국 업체 간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기차 시장은 현재 캐즘에 진입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차전지 업계도 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 증가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LFP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장 흐름은 충전 인프라 확대, 전기차 성능 개선, 그리고 글로벌 보조금 정책의 변화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2. 2024년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 업황 전망

2024년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 업황은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관련된 여러 요소들로 인해 상당한 도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3년부터 전기차 수요가 캐즘에 진입하면서, 이차전지 수요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며, 이는 이차전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1. 수요 요인

전기차 시장의 둔화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높은 전기차 구매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 성능에 대한 우려와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들이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며, 이차전지 업체들은 전방 수요 회복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폐지가 전기차 구매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어, 전기차 구매자의 총소유비용(TCO)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매에 신중을 기하게 되었고, ICE(내연기관) HEV(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4년 하반기 이후에도 전기차 수요의 회복은 더딜 것으로 전망됩니다.

2-2. 공급 요인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CATLBYD 등 중국 업체들은 저가형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들 업체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도 가격 경쟁에 직면하고 있으며, 공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2024년 하반기 이후, 이러한 경쟁 압력은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와 삼원계(NCM, NCA) 배터리 간의 성능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전기차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고성능 배터리 수요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가격 인하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방 수요 회복 지연과 공급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이차전지 업계의 실적 개선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기차 보급에 대한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이차전지 업계의 미래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업체별 주요 모니터링 요인

2024년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 시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더불어 경쟁 심화, 재무 부담 증가 등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차전지 관련 업체들은 각각의 전략과 성과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 업체별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크게 셀 업체와 소재 업체로 나눌 수 있으며, 그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고정 거래처 확보 여부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3-1. 셀 업체

셀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영업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CAPA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차입금 상승이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방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계획에 맞추어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나, 전기차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셀 업체들은 투자 부담과 재무 안정성 문제를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생산 증가가 이루어져야만 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보조금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실적이 뒷받침되어 투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회복이 늦어지면 셀 업체들은 추가적인 재무 안정성 저하에 직면할 것입니다.

3-2. 소재 업체

소재 업체들은 배터리 셀 업체들과의 긴밀한 연계 속에서 영업 실적에 영향을 받습니다. 배터리 셀 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소재 업체들도 이에 맞춰 가동률을 낮추거나 재고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는 고정비 증가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헝가리와 캐나다 등지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공장 증설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요 파트너사인 삼성SDISK온의 출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부담을 통제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대규모 투자가 예정되어 있어 그룹사 차원의 자금 대응 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SK온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을 일부 매각할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어, 최대주주 변경 여부와 관련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셀 업체와 소재 업체 모두 전기차 수요 부진 속에서 각각의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셀 업체들은 CAPA 확장을 통한 고정비 부담과 투자 압박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소재 업체들은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 확충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4. 마치며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전동화 전환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했던 전기차 시장은 이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진입함에 따라, 전기차 수요에 의존하는 이차전지 업계는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글로벌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보유한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략을 조정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프리미엄/플래그십 전기차에서 벗어나,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저가/보급형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 용량이 적은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확대로 인해 이차전지 업계가 기대했던 전방 수요 회복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LFP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가격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삼원계 배터리와 LFP 배터리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른 가격 인하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차전지 업계의 성장은 앞으로도 도전 과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 업체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재무 구조를 면밀히 관리하며, 전방 수요 회복이 더디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깊어지는 캐즘(Chasm), 커져가는 불안감 - 이차전지 업황 전망 및 주요 업체 신용도 하향압력 점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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